오전 10시경 이륙한 비행기는 점심 무렵 하문에 우리를 내려줄 것입니다.
 곧바로 하문에서 가장 볼거리가 많은 고랑서로 이동하여 오후 내내 이곳을 돌아본 후, 저녁에는 무이산으로 이동하는 일정입니다. 갑자기 달라진 주변 환경에 새로운 여행이 시작되었음을 실감할 것입니다.

 1641년, 정성공(鄭成功) -청나라에 저항하여 명나라 부흥 운동을 전개한 인물- 이 황암(晃岩)에 올라 내려다 본 경치가 일본의 일광산(日光山)보다 뛰어나다고 여겨 ‘황’자를 삭제하고 ‘일광암(日光岩)’으로 이름을 변경했다고 한다.
해발 92.7m의 일광암은 고랑서(鼓浪屿)의 남쪽에 우뚝 솟아있다. 이곳에 오르면 시원한 바다와 하문 시내의 풍경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오늘은 하루 종일 무이산의 매력에 흠뻑 빠지는 날입니다. 천유봉, 구곡계로 대변되는 무이산의 명소들을 찾아 나선 후, 거대한 자연의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장예모 감독의 인상대홍포쇼로 하루 일정을 마감하겠습니다.

•  무이산(武夷山)

천유봉(天遊峰)

 천유봉은 무이산에서 가장 큰 암석으로 된 봉우리이다.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이 압권인 이곳은 무이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정평이 나있다. “천유봉에 오르지 않고는 무이산을 보았다고 말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880개의 계단을 따라 천유봉을 오르다보면 마치 신선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듯하다.

구곡계(九曲溪) 

 무이산을 에워싼 계곡이 아홉 굽이를 이루며 흐르는 모습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 전체 길이는 약 9.5㎞로 각 굽이마다 독특한 풍경을 자랑한다. 이곳에서 대나무로 만든 옛 방식의 배를 타고 유람을 하다보면 콧노래가 절로 나오게 마련이다.

무이궁(武夷宮)

 무이산(武夷山) 대왕봉 남쪽에 있으며 구곡계를 앞에 두고 위치해 있다. 당나라 현종 때 창건되었는데 그 후에 여러 번 이름이 바뀌었다. 왕조마다 명칭이 변경되어 번거롭자 무이궁이라고 통칭하여 부르게 되었다.
도가 행사의 중심 역할을 했으며 저명한 문인학자들이 제사를 주관한 곳이기도 하다. 특히 남송 때는 복건성 출신인 주자가 주자학을 가르치던 서원으로 쓰기도 했다.

인상대홍포 쇼 

 중국의 유명한 영화감독 장예모가 연출하는 쇼로 3,00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객석이 회전하고 주변의 산, 강, 들, 건물 등이 레이저 스크린의 무대가 된다. 엄청난 규모의 무대, 현란한 레이저와 음향, 자연과 어우러진 장예모 감독의 연출솜씨에 관객들은 입을 다물지 못하게 된다.

  


 오늘도 역시 무이산의 자연과 함께 하는 날입니다. 저녁 무렵에는 다시 하문으로 돌아갑니다. 
 

•  무이산(武夷山) 

 수렴동은 사실 엄밀히 말하면 동굴은 아니다. 높이 100m에 달하는 거대한 바위의 정상이 앞으로 비스듬히 나와 그 아래로는 비가 아무리 와도 빗물이 들지 않아 동굴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뭐든지 과대포장하고 싶어하는 중국인들의 특성이 잘 나타나는 곳이다.

삼현사(三賢祠)

 수렴동 절벽 아래에는 주자, 유자휘, 유보를 모신 사당인 삼현사가 있다.
유자휘는 병산선생이라고 불린 남송 때의 학자이며 주자의 스승이기도 하다. 유보 역시 남송 때의 학자이며 주자, 채원정 등과 수렴동에서 교류를 나누곤 했었다.
주자의 스승인 유자휘가 세상을 떠나자 그를 모시기 위해 이곳에 사당을 세웠고 그 후 유보와 주자가 세상을 떠나자 유자휘 옆에 이 둘을 모셔 삼현사라고 이름지었다. 

대홍포(大紅袍) 차나무

 무이산은 우롱차의 원산지로 유명하다. 특히 무이산 바위틈에서 자라나는 무이암차가 대표적인데 이중 현재 몇 그루 안 남아있는 대홍포(大紅袍)는 우롱차 중 최고로 꼽힌다.
대홍포는 여러 번 우려내도 향이 변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며 그 희소성으로 인해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다. 일반적으로 이 지역에서 팔리는 우롱차는 대홍포 가지를 꺾꽂이한 ‘2대 대홍포’나 씨를 받아 싹을 틔운 ‘소홍포’이지만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이는 중요치 않다. 대홍포이던 소홍포이던 그 맛의 훌륭함은 논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수렴동 조금 떨어진 곳에 소홍포 차밭과 대홍포 차밭이 있다. 이곳에 잠시 들러 우롱차를 맛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하매(下梅) 민속촌  

 하매라는 마을은 청나라 때 복건성 일대에서 아주 잘사는 곳이었다. 차의 집산지이자 유통지였기 때문이다. 추(鄒)씨 성을 가진 거부가 살았던 집과 청나라 건축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다양한 가옥들이 여행자를 사로잡는다.

•  토루(土楼)

 주성치의 영화 ‘쿵푸허슬’을 본 사람이라면 영화속에 나오는 돼지촌을 기억할 것이다. 마당을 둘러싼 아파트 형식의 오래된 건축물인데 이러한 양식의 건축물이 바로 복건성 영정과 남정에 남아있는 토루이다.
토루는 중국 객가인(客家人)들의 주거양식이다. 객가인이라는 말은 ‘타향에 사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한족의 후예라고 한다. 머리가 좋고 부지런하여 돈을 많이 번 이 소수민족들은 타민족들에게 많은 견제와 박해를 받아야했고 이를 피해 해외로 떠나거나, 숲속으로 숨어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타민족들로부터 효율적인 집단방어를 위한 건축물을 지었는데 그것이 바로 토루이다. 마치 아파트의 원형을 보는듯한 이 건축물은 그 건축기법이나 공간의 효율성, 그리고 전체적인 모습이 매우 이채롭다.

복유루(福裕楼) 

 임(林)씨의 19대손 린짜이팅(林在亭)의 세 아들이 담배 자르는 칼을 제조, 판매하여 엄청난 돈을 벌게 된다. 그리고 그 돈을 가지고 세 아들은 여러 개의 토루를 짓게 되는데 복유루는 그 중 하나이다.
1880년에 짓기 시작하여 3년에 걸쳐 지은 저택 형식의 건물이다. 토루는 원형, 정방형, 장방형 등 여러 가지 평면을 가지고 있는데, 복유루는 그 중에서 장방형의 형태를 띠고 있다. 

여승루(如升楼) 

 객가인(客家人)들이 죽통으로 만든 쌀 계량계인 ‘미승(米升)’과 형태가 유사하여 현재의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 현재까지 확인된 토루 중 가장 작은 규모이다. 직경은 17m, 방의 개수는 16개 정도이다. 아기자기한 내부구조가 재미있는 토루이다.